2017년 1월에 첫 번째, 그리고 12월 31일에서 2018년 1월 1일로 넘어가는 그 시점에 두 번째로 관람한 라라랜드.

 

원래 좋은 작품에 대한 후유증을 많이 앓는 나이지만 라라랜드의 경우도 한 달은 빠져 있었던 것 같다.

 

재차 심야영화로 라라랜드를 보고 2018년 1월 1일 집으로 돌아오는 연초의 그 쌀쌀한 새벽길에도 후유증은 있었지만서도.

 

헌데 라라랜드 이후로는 딱히 이렇다 할 좋은 작품은 만날 수 없었다.

 

'너의 이름은'의 경우는 재미있게 보긴 했지만 별 감동이 없었고, 그 이후에 봤던 다른 수 많은 영화, 애니, 뮤지컬 역시 큰 감흥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 보게 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내 머릿속을 다시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원치 않는 분은 내리지 않길 바란다...

 

 

 

 

 

 

 

 

 

 

 

 

 

 

 

 

 

 

 

 

 

 

 

 

 

 

 

 

 

 

 

 

 

 

 

 

 

 

 

 

 

 

 

처음 보면 마지막 장면이 슬픈 영화, 두번째 보면 첫 장면이 슬픈 영화라고 하는 작품.

 

사실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물리적인 모순점이 참 많은 것 같다.

 

처음에 영화를 보면서 세네가지의 의아한 점을 계속 마음 속에 품을 수 밖에 없었으니까.

 

물론 보다보면 그냥 그러려니하고 내용 자체에 집중하고 감성적으로 보게 된다.

 

굳이 그런거 따질 필요 있을까? 그냥 좋은 게 좋은거지 라는, 스스로도 모순되는 마음가짐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한순간 나 자신에 대해 느낀 것이 있었다. 나이가 듦에 따라 눈물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는 것.

 

물론 라라랜드에서도 마지막 장면에서 미아가 세바스찬 가게의 'CEBS 셉스' 간판을 보는 그 순간을 볼 때마다 울컥하곤 한다.

 

다른 장면들은 전부 어찌어찌 버틸 수 있는데 꼭 그 셉스 간판에서만 눈물이 나온다.

 

둘이 알콩달콩 사랑하고 즐겁게 사귀는 와중에 미래의 꿈에 대해서 웃으며 대화할 때 미아가 제안했던 재즈바 이름 '셉스'.

 

세바스찬은 고집부리며 셉스로 하지 않을 거라 했었지만, 자신을 응원해주고 사랑해줬던 한 때의 연인, 그녀의 말을....

 

이 장면은 2018년 1월 1일에 봤을 때 더욱 눈물이 났다. 감정이입이 되어서였을까.

 

혼자 라라랜드를 보는 이 상황이, 멀지 않은 내 미래를 예견해주고 있는 것 같다고 적잖게 느껴서였을까.

 

왈칵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 못하는 내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물론 주변 다른 관람객들도 막 흐느끼고 있었지만 나랑은 그 포인트가 쪼끔씩 다른 느낌.

 

 

다시 '라라랜드'에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로 돌아와서...

 

사실 나는 타임루프물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지금이야 좀 많이 식상해졌지만 역시 인간이라면 시간의 꼬임이라는 소재에 작든 크든 관심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과거에도 많은 타임루프 물을 보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과거로부터의 일기(기묘한 이야기), 시간을 달리는 소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등

 

.......사실 모두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타임루프물이 흔치 않을 때에 나왔기에 충격을 줬던 작품이고,

 

과거로부터의 일기는 매우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아오이 유우가 나오는데다가 내게 준 임팩트 역시 엄청났고(타임루프물이라기보다는 시그널같은 느낌이지만)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10년 전에 봤던 그 때부터 지금까지 손에 꼽는 명작 중 하나고(개인적으로 너의 이름은은 시달소에 한참 못미친다고 생각한다)

 

마마마 역시 대학교에서 한창 과제로 바쁜 시기에 봤다가 후유증으로 한 학기가 힘들었던 작품이고

 

스즈미야 하루히는 뭐....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에서 닥터스트레인지가 1400만의 미래를 겪고 왔던 것처럼, 스즈미야 하루히에서는 대 유기생명체 휴머노이드 인터페이스 나가토 유키가 엔들리스 에이트에서 2주의 시간을 반강제적으로 1만 5천번 반복.

 

그거 말고도 과거의 하루히를 찾아 가는 에피소드 등 중간중간 타임루프 소재가 섞여있는 작품이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역시 죽으면 다시 처음으로 리셋되는 무한 반복 타임루프물.

 

여하튼 이렇게 타임루프물은 거의 항상 재미있게 봐왔는데 '나는 내일, 어제의 너를 만난다'에서는

 

조금 다른 설정이 등장해서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어찌보면 타임루프라기보다는 평행세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시공간 중 시간은 정 반대고 공간은 5년에 한번씩 겹쳐지는 그런 세계.

 

 

 

 

 

30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에서 밖에 만날 수 없다는 것도 슬프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내가 상대방에 대해 알아갈 때, 상대는 나에 대해 점점 모르게 된다는 것 또한 안타까움을 더하는 것 같다.

 

보통 타임루프물이 재미있는 것은 '현실과는 달리 게임처럼 무한 반복되어 몇번이든 재 시도가 가능하다'라는 점이고, 타임루프물이 슬픈 것은 '시간이라는 장벽때문에 결국 둘은 이어지지 못한다'라는 점인데

 

이 영화는 둘이 결국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에 한술 더 떠, 서로 상대방이 자신에 대해 잊어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한다는 것을 추가해 놓았다.

 

 

타카토시가 에미에게 손 잡아도 되냐고 묻고 손을 잡으며 드디어 손 처음 잡는다고 말을 했을 때,

 

에미는 이 이후로 이제는 타카토시와 손을 잡을 수 없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타카토시가 에미를 만나 첫눈에 반해 고백한 그 시점이, 에미에게는 쭈욱 사랑해왔던 연인이 그 동안의 추억들을 다 잊은 상태로 첫눈에 반했다고 자신에게 고백하는 시점이었고,

 

그 다음 날부터는 그 연인을 만날 수 없게 되고, 30일간의 만남이 끝나기에 에미는 전차 안에서 더더욱 오열할 수 밖에 없었다.

 

'また明日ね 내일 또 만나'라는 말이 타카토시에게는 적용되지만 에미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타카토시는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 수록, 에미가 어제 있었던 일도 기억못하고 자신과의 관계를 점점 어색해하는 것을 느끼게 되고, 자신과의 추억을 잊어가는 여자친구를 지켜볼 수 밖에 없게 된다.

 

마지막 날인 30일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상태로.

 

 

 

오랜만에 또 이런 일본의 타임루프 로맨스 영화를 보고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처음 봤을 때의 그 감정이 솟구쳐 올랐다.

 

왠지 모르게 두근두근하고 가슴 한 구석이 아려오는 이 느낌. 순수하지만 애틋하고 안타까운 사랑.

 

영화이긴 하지만 한번 생각해 본다.

 

 

 

 

나도 다시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다시, 좋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 라고.

 

 

 

 

 

by 멜덕 카멜리온 2018.06.13 23:24
  • Favicon of http://hastern.tistory.com BlogIcon 하스텐 2018.06.14 02:5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이 영화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ㅎㅎ
    배우들도 예쁘고 멋있고, 무엇보다 슬펐어요 ㅜㅜ
    이 영화를 두번봤는데 확실히 두번째는 더 슬펐습니다 ㅜㅜ

  • Favicon of http://blissinottawa.tistory.com BlogIcon Bliss :) 2018.06.14 04:53 신고 ADDR EDIT/DEL REPLY

    라라랜드 보고 ost를 정말 주구장창 들었던 것 같아요ㅎㅎㅎ 이 영화도 소개해주시는 글을 보니 뭔가..아련하고 순수한 첫사랑같은 느낌이네요. 한번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점점 더워가는 날씨 속에 빵 굽기 쉽지 않겠어요.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 Favicon of http://qtdizzy.tistory.com BlogIcon 귀요미디지 2018.06.14 11:33 신고 ADDR EDIT/DEL REPLY

    라라랜드 이후 감동의 영화라 하시니
    더 봐야겟어요..슬픔이 있는 영화인가 보네요

  • Favicon of http://travelyoungdo.tistory.com BlogIcon 영도나그네 2018.06.14 17:19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일본 영화 군요..
    좋은시간 보내신것 같구요..
    덕분에 좋은 영화 소개 잘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paran2020.tistory.com BlogIcon H_A_N_S 2018.06.14 23:39 신고 ADDR EDIT/DEL REPLY

    스포일러가 있다 하셔서 주르륵 내렸는데 한 번 검색해봐야겠습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 Favicon of http://trusting.tistory.com BlogIcon 애플- 2018.06.16 01:04 신고 ADDR EDIT/DEL REPLY

    라라랜드 아직 못봤는데, 님 때문이라도 라라랜드부터 봐야겠네요. 휴유증이 ㅎㅎ

  • Favicon of http://krtiptiptip.tistory.com BlogIcon 줌마토깽 2018.06.16 11:54 신고 ADDR EDIT/DEL REPLY

    영화워낙좋아하는데
    이것 꼭 봐야겠네요
    처음보면
    마지막장면이슬프고
    다시보면첫장면이 슬프다는
    말에엄청호기심이생깁니다
    추천감사드려요

  • Favicon of http://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8.06.16 20:07 신고 ADDR EDIT/DEL REPLY

    흥미있는 내용이로군요
    기억했다가 언제 한번 봐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lifephobia.tistory.com BlogIcon lifephobia 2018.06.17 00:28 신고 ADDR EDIT/DEL REPLY

    가끔 이런 영화보면 가슴이 참 먹먹해지더라구요.

  • Favicon of http://jabblesis.tistory.com BlogIcon 블블리 2018.06.17 00:45 신고 ADDR EDIT/DEL REPLY

    새벽감성에 보면 더 여운이 남을거 같은 영화네요 :0

  • Favicon of http://bluesword.tistory.com BlogIcon sword 2018.06.17 08:58 신고 ADDR EDIT/DEL REPLY

    좋은 사람 다시 만나실 수 있으실거예요 ^^

    그럴수록 이전과 다른 자신의 모습도 마주하게 되긴 하지만
    이전의 내가 미래의 나를 만드는 만큼 더 잘하실 수 있으실겁니다 ^^

  • Favicon of http://dldduxhrl.tistory.com BlogIcon 잉여토기 2018.06.17 10:38 신고 ADDR EDIT/DEL REPLY

    시간이동에 같은 공간에 잠시 있지만 상대 기억에서 슬슬 사라짐을 지켜봐야 하다니 슬픈 영화네요. 저도 한번 챙겨봐야겠어요.

  • Favicon of http://164regina.tistory.com BlogIcon 욜로리아 2018.06.17 17:40 신고 ADDR EDIT/DEL REPLY

    재밌을거 같아요~~
    영화끝나면 한참 생각할것 같은데요
    너의 이름은은 저도 좀 난감하게 보았었어요

  • Favicon of http://iamnot1ant.tistory.com BlogIcon 베짱이 2018.06.17 21:52 신고 ADDR EDIT/DEL REPLY

    아쉬움이 남을듯한 영화같아요.
    일본은 참 이런 감성을 잘 살리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