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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아는 후배가 나가사키 갔다오면서 선물로 사다 준 카스텔라.


이 카스텔라는.. 바로 나가사키 3대 카스텔라 중 하나인, 후쿠사야 카스텔라다.


3대 카스텔라하면 주로, 분메이도, 쇼오켄, 후쿠사야. 이 3곳을 칭하는데,


분메이도는 국내에도 들어와있고,


나가사키 갔을 때, 분메이도에 방문해서 카스테라마끼도 먹고, 카스텔라 구매해서 선물했던 기억은 있지만,


쇼오켄이나 후쿠사야는 먹어보지 못했다.


정작.. 분메이도 카스테라도 카스테라마끼나 먹어봤지, 카스테라는 못먹어봤고.. ㅠㅠ


그나마 한조각이라도 먹어본 건, 선물로 사갔다가 한조각 먹어본,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카스텔라 가게.


긴소의 카스텔라였지.




카스텔라는 비싼 편이라, 선물용으로나 사지, 내가 먹으려고 사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다.


바움쿠헨이라면 먹으려고 사는 경우가 많지만서도. ㅡ.ㅡ;


어쨌든, 드디어 먹어보는구나 후쿠사야 카스테라!!


뭐.. 오사카에서도 어디였지.. 우메다 한큐백화점이었나..


지하 식품관에 후쿠사야도 판매부스가 있긴하다.


근데 나가사키 카스텔라는 역시 나가사키에서 사다 묵어야지!



후쿠사야는 이 박쥐 문양이 포인트다.


나가사키 카스테라본가 후쿠사야


라고 써져있다.



계란, 설탕, 밀가루, 물엿


4가지 재료로 만드는 카스테라.


아니면.. 가장 많이 들어가는 4가지 재료만 써놓은건가?


몇백년 된 카스텔라 가게니까, 과거부터 저 4가지만 사용해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포장을 하나 벗기니, 이런 상자가 나왔다.



카스텔라는 생과자입니다.

상미기간을 확인하시고 빠른시일내에 드시기 바랍니다.


나가사키본점, 도쿄, 후쿠오카 세 곳만 적혀 있다.



상자를 여니... 이런 포장으로 쌓인 카스텔라가 나왔다. ㅡ.ㅡ....


언제 카스텔라를 볼 수 있는거지?



포장 3개째를 뜯으니, 요렇게 또 메모와 상자가 나온다.



요 스티커를 떼면,



두둥.


드디어 카스텔라 등장!


일본사람들 정말.. 포장 하나는 잔뜩 해놓는다니깐. ㅡ.ㅡ


이게 고급스러워 보여서 그런건가? 아니면.. 성의?


하긴 '포장 하나 달랑 벗기니 카스텔라 나옴. ㅇㅇ'보다는 이게 낫긴 하다만,


아무리 그래도 4단, 5단 포장은 과유불급인듯.



카스텔라는, 먹기 쉽도록 잘려져 있소. 먹을 땐 종이 주의하셈.



1624년부터...


그러면 몇년이여.


390년 된겨??



390년 된 전통적인 카스텔라는 어떤 맛일까.


모든 포장을 벗기고,


무방비하게 드러난 후쿠사야의 카스텔라를 차근차근 살펴보기 시작했다.


무려 10조각!



봄되었다고 이제 슬슬 피기 시작할 개나리 뺨 후드려팰 듯한 레벨의


노오오란색의 카스텔라.


게다가.. 무지 촉촉해보인다.


왼손 검지로 콕! 찔러보고 싶다.




일본 카스텔라는 역시 밑바닥의 자라메당이 포인트지.


살펴봤는데


음...


녹았다???


후배가 이거 주면서


'이거요.. 설탕 녹았을지도 몰라요.' 라고 말했는데. 음.


따뜻한 곳에 두었었나. ㅡ.ㅡ;



그래도, 10조각 중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자라메당이 살아있다!


끝부분 애들만 좀 녹은 것 같다.



어쨌든, 먹어봐야죠!


후쿠사야의 카스텔라.


시식!



와...


카스텔라, 맛있을수 밖에 없긴한데...


정말 맛있다.


한국 제과점에서 파는 카스테라들도 맛있는데,


이건 그것보다 한층 위의 레벨인 것 같다.


솔직히 뭐, 카스텔라 다 맛있고. 거기서 거기지.


그런 느낌이었는데,


이건..달라.


먹어봐야 앎.


촉촉촉촉하고, 찐하지만 전혀 비리지않은, 농후한 계란풍미가 입안을 가득 메우고,


달콤한 맛이 전두엽을 자극하며 부신에서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돕는다.



식감은.... 입에서 녹는듯 하나 녹지는 않고 폭신함의 경지에 다다른 수준.


카스텔라다보니 조금 달긴하다. 근데... 정말 풍미도, 맛도, 식감도 최곤데? 이거.



가장 아래쪽 부분까지 먹으면,


오독오독하는 식감과 함께, 달달한 맛이 배가된다.


바로, 자라메당의 가세로 인한 것.



이 맛과 식감을... 표현하기 어려운게 아쉬울 따름이다.


'카스텔라가 거기서 거기지!


사치나 키세키나 각 유명빵집에서 파는 카스테라도 맛있다구!'


그것도 인정하지만.. 그만큼 카스테라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후쿠사야의 카스테라도 꼭 맛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왠지모르게 무릎꿇고, 녹차와 함께 고품스럽게 먹어야 할 듯한 맛의 카스텔라,


후쿠사야의 카스텔라였다.



by 카멜리온 2015. 3. 6. 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