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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11년 8월의 마지막 일요일.

어제는 23시까지 일을 하고, 기숙사로 돌아가서 푹 쉬었다.

26일에 기숙사에서 쫓겨났지만, 26일밤, 27일밤 모두 기숙사에서 지냈다.
 
교직원과 조교들이 입사생들을 전부 내쫓아서 기숙사 건물은 모두 불이 꺼져있는 으스스한 공간이 되었지만,

난 경비아저씨들과 친한사이라 마스터키를 받아서 기숙사 방에 몰래 들어갈 수 있었다.

고시텔 살 때도 총무 형들이랑 친하게 지낸 것 처럼,

기숙사에서도 경비아저씨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친해졌다.

역시 혼자 살다보니 어딜가도 이래저래 말벗이 필요하게 되어버린 것 같다.

어쨌든, 경비아저씨가 갈 데 없는 중국인 교환학생들도 몰래 방 열어줘서 들여보냈다고 했는데,

확실히 기숙사는 전부 불이 꺼져있었지만, 건물 내부로 들어가니 아주 조금씩 인기척이 느껴졌다.

한 층당 적게는 2명.. 많으면 3명정도 있는 느낌.
 
자기 전에 컴퓨터를 조금 끄적거리다가 잤을테지만, 이번에는 그냥 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잘 준비를 했다.

불을 켜면 조교나 교직원들이 들이닥칠 수 있고, 또한 너무 피곤한 상태라서 뭔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

오로지 빨리 자고싶은 마음 뿐이었다.

샤워실은 이용못하므로 간단히 세면세족에 양치까지만 하고 잤다.

 
피곤했는지 눈을 감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고,

여느 때 처럼 6시에 기상을 했다.

일어나서 조용히 씻고 준비하고 나가서 경비아저씨랑 한시간정도 노가리까다가 어딜 갈까 생각해 보았다

주말이라 학원을 갈 필요도 없고, 피트니스센터도 마지막 일요일이라 휴무일이라 열지 않았다.

기숙사 헬스장도 현재 택배창고로 사용 중이라 이용불가하고..

그럼 남은 곳은...?

피자헛!


피자헛에 도착해서 아침조 애들 일 좀 도와주다가,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창가 자리에 누워서 멍하니 있다가,

랩탑을 가져와서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다.
 
얼마만에 보는 맑은 하늘인가, 얼마만에 보는 상쾌한 일요일 햇살인가,

얼마만에 갖는 여유로움인가. 

헬스도, 학원도 안가니 시간이 여유롭구나.

정말 방학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비오는 날에는 버스타고 그 긴 거리를 가야하니 5시20분에 기상,

 

비 안오는 날에는 바이크 타고 달리면 20분이면 도착하니 6시 10분에 기상해서,

6시 50분에 시작하는 학원수업에 참석하고,

수업이 끝나면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9시부터 10시 50분까지 운동하고,

11시부터 17시까지는 도서관 근로장학생으로 근무.

17시반부터 22시나 23시까지는 피자헛 일을 했다.

주말에는 피자헛에서만 10~11시간씩 근무했다. 도서관이 쉬기때문에.

원래는 국비지원으로 학원을 하나 더 다니려고 했지만, 내가 봐둔 국비지원강좌마다

5연속으로 파토가 나는 바람에(나쁜 놈들..ㅠㅠ) 그냥 포기하고 알바에 올인했다.

그런데 이제, 피자헛 근무도 내일이 마지막이다.

도서관 알바는 내일 모레가 마지막이고, 

헬스와 학원은 그 다음날인 수요일이 마지막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도 홀가분하다. 
 
총 3년 가까이 일해온 피자헛도 이제 끝나는구나.

오늘은 12시부터 23시까지 근무다.

이제  1시간 반정도 지나면 출근해야 하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알바를 해야하다니!

이제까지는 바쁘게 사느라 날씨든 뭐든 눈을 돌릴 틈이 없었는데,

막상 짬이 나서 이렇게 여유로움을 느끼고 나니 뭔가 귀차니즘이 발동한 것 같다.


뭐, 그래도 나쁘지 않잖아.

지금은 이 여유로움을 더욱 즐길래.
 

by 카멜리온 2011. 8. 28. 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