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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일본에 놀러와서 오사카 구경시켜주는 중에 발견한 빵집.
우메다 쪽이었는데 한번도 안 지나갔던 길에 있던 빵집이었다.
빵집이라기보다는 스위츠도 팔고있고 각종 음료도 팔고 있는 카페형 베이커리였지만.
상호명 BLUE JEAN
빵도 여러가지 팔고 있었는데 마침 문 닫기 직전이라 할인 중이라 들어가서 구경했다.
선라이즈.
설명에는 멜론빵이라고 써놓고 이름은 선라이즈네.
빵 종류는 '멜론빵'이라고 생각하고, 빵 명칭은 '선라이즈'로 해놓는 거냐.
멜론빵과 선라이즈가 그런 관계로 생각되는구나. 이 가게에선.
내 눈에 띈 이 녀석은 '호박 메론빵'
호박크림을 멜론빵으로 감쌌습니다. 180엔
바로 구매했다.. 너무 눈에 띄었기 때문에...
왜 눈에 띄었냐면은...
빵 색이 핑크색이여.
호박 멜론빵인데 핑크라니!
고정관념을 제껴버리는 그 멋진 의외성에 감탄하며 구매.
물론 만드는 사람 맘이겠지만 10월에 가장 유행하는 '호박과 관련된 빵'이라면 멜론빵이든 보통 크림빵이든
단호박처럼 녹색을 띄고 있거나 아니면 늙은호박처럼 노란색을 띄고 있는게 보통이고 아니면 보통 빵 색인데,
이 호박 멜론빵은 보통 빵 색도 아니고 이런 진분홍색.
이 색은 딸기 맛이나 복숭아 맛이나 벚꽃 맛을 떠오르게 하는디.
뭐.. 어쨌든 천천히 관찰해보기로 했다.
쿠키 생지는 단단해보이고, 무늬는 수평선 4개가 끝. 설탕이 아주 그냥 범벅으로 묻어있고..
속에는 호박크림이 들어있어서인지 쿠키 가운데가 살짝 안으로 들어가있다.
밑면.
반으로 갈라보았다.
속에는 진한 색의 호박크림이 아주 듬뿍 들어있었다.
아.. 아무리 봐도 분홍색과 호박크림은.. 안어울려...
인공적인 색이잖아. 분홍색..
쿠키생지는 적당한 두께인데 매우 단단해보였고, 빵 생지는 쿠키생지와 호박크림에 짓눌려서 좀 납작하게 눌린 느낌.
부드러울지 퍽퍽할지는 잘 모르겠다. 보기에는 기공이 그다지 좋진 않은데.
허나 호박앙금은 반투명하여 달콤한 조청 느낌도 나며 무지 맛있어 보인다.
맨 처음 보고
'이 이질적이고 인공적인 색에, 이 깔끔하지 못한 모양은 대체 뭐지? 설탕은 왜 이리 듬뿍 뿌려놨어?'
라고 생각하며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쳤었는데,
근데....
근데.......
단면의 이 호박앙금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평온해져간다... 아아... 이건 먹어줘야 해...
그래서 바로 와그작.
오.
첫 소리는 바로 '와그작'이었다.
별로라고 생각했던 쿠키생지가 완전 단단 와작!
그리고.. 호박크림이 완전 듬뿍 들어있고 맛있다!!
진한 단호박의 맛... 기가 막힘.
빵 생지도 퍽퍽하지 않고 적당히 부드럽고 맛있었다.
- 호박크림 들어있는 멜론빵이 핑크색이면 뭐 어때?
맛만 좋으면 되잖아. 맛으로 나를 평가해!! 임마!! 이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자식. 줄여서 이 '고자'야!
.....
아냐..
너 사실 이걸 노린거지??
겉으로는 무지 맛없어 보이게 생겨놓고 전혀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로 먹게 한 후에
기대 이상의 맛을 보여주며 상대적인 고평가받으려는 거였지?
난 멍청하지 않아. 이게 다 계산된 거란 걸 알고있어.
아 잠시 이성을 잃을 뻔 했다.
맛있긴 했는데 약간 리액션에 취해있어서 잘못했으면 별 5개를 줄 뻔했어.
고정관념은 어쩔 수 없어! 당연한 거라고! 상식이야.
잘 생각해봐. 짜장면의 짜장소스가 흰색이면 넌 먹을꺼냐?
- 우.. 그건 싫지.. 왠지 느끼할 것 같애. 하지만 그건 약간 나의 경우와 비유가 안맞는 것 같은데?
- 음.. 그러면 김치가 많이 들어간 김치볶음밥! 이라는 메뉴가 파란색 볶음밥이면 넌 먹을꺼야??
- 야. 원래 자연적인 파란색 음식은 별로 없어 임마. 그것도 예시가 이상해.
- 아 그럼 뭐가 좋냐.. 아 그래! 딸기과즙이 들어간 우유예요~ 라면서 내놓은게 노란색 우유면 어때? 니가 딱 그 경우라고!
아무리 편견이니 고정관념이니 해도 정도가 있지. 저마다 어울리는 자기만의 색을 가지는 건 당연한 거라고. 전에 카레는 왜 죄다 노랗냐면서 노란색이 아닌 이런저런 다른 색 카레 출시했다가 오뚜기랑 서로 디스전하게되고, 결국 져서 사업철수한 모 기업이야기는 아니?
- 카레 이야기는 모르지만 우유의 껀은 음.. 인정. 그래. 너 고자 취소.
- ㅎㅎ
.....
어쨌든 쿠키생지는 와작와작 완전 맛있었고, 호박크림은 진한 호박의 맛에 달달 부드러움.
빵 생지는 크게 임팩트는 없었으나 호박크림과 쿠키생지의 강한 맛을 중화시켜 주었다.
무엇보다 빵과 크림의 양과 쿠키생지 두께의 비율이 상당히 괜찮았다.
물론 쿠키생지와 호박크림이 맛이 조금 강하다보니 빵 생지의 비율을 좀 더 늘렸어도 좋았겠지만.
맛있었다! 핑크색의 호박 멜론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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