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CU에 가서 빵 보고 있는데
뒤통수가 쌔-했다.
음.
뭐지.
이 뒤통수의 느낌은 무엇인고...
하고 뒤돌아봤는데
햄버거랑 샌드위치, 김밥, 도시락 있는 코너잖아... 하고 다시 빵을 보려고 고개를 돌리려 하는 그 순간,
나는 뭔가를 보았다.
사진으로 보니까 되게 잘 보이긴 하는데..
실제로 보면 완전 그 큰 냉장진열대 저~~ 안쪽에 짱박혀 있다.
신입생환영회. 일명 OT갔을 때, 밤에 다 같이 큰 방에 모여서 살벌한 선배들 주도 하에 부어라 마셔라 놀다가
새벽 1시 넘어서 이제 끼리끼리 놀게되는 그 타이밍에
술에 꼴아서 쓰러진 애들 모아놓은, 술파티가 열리고 있는 거실에 연결되어있는 작은 방.
방은 불을 꺼놓아서 어두웠지만 약간은 커다랗게 보이는 보름달 되기 직전의 달이,
때 탄데다가 오래되어 보이는 녹색 두꺼운 커텐이 밤의 계곡바람에 크게 펄럭거리고 있는 창문을 통해 은은한 달빛을 내려보내,
곯아 떨어진 애들의 이목구비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밝기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거실은 끼리끼리 모여 술마시며 떠드느라 시끌벅적했지만 문이 닫혀있으면 완전 조용한, 속세와 단절된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의 그 방.
그 방에 들어서고 갑작스런 어둠에 눈이 어느정도 익숙해졌을 때, 나는 세 명의 사람을 볼 수 있었다.
꽐라가 되어 정신을 잃은 2명(그 중 한명은 자다가 토한 상태)과 술에 취하진 않았지만 방 한쪽 구석 어둠 속에 조용히 말없이 앉아 있는 녀석.
그 시공간에서의 그 녀석 포지션을 담당하고 있는 듯한 멜론빵이었다.
음.. 그 떄는 스마트폰도 없을 때였는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니, 태훈아.
잘 살고 있지..?
그 때 토했던 상근이는 최근까지 5급 공무원 준비하다가 결국 학교 졸업하고 회사 다니고 있어.
1차까지 합격했다가 몸이 아파서 준비를 제대로 못해 2차에서 떨어져버려 정말 우울해하던 녀석을 다독거려줬던게 벌써 3년 전이구나.
생각해보니 내 주위에서 공무원 준비해서 된 애는 동아리 동생 법대생밖에 없네. 꽤 많이들 도전했는데 말이지.
어쨌든 그러한 사연을 가진 멜론빵이다.
공무원 멜론빵.
응?
음... 다른 편의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멜론빵을 좋아했던 패밀리마트를 계승(?)한 씨유다보니
솔직히 멜론빵 파는게 놀랄 정도는 아니지.
몇년 동안 이미 몇 개 보기도 했고.
멜론빵 포장을 살펴봤다.
에... 이거 아티쉐리에서 나온 듯한 느낌?
포장이 되게 아티쉐리틱해. 씨유이기도 하고.
이름은 '크림 가득 메론빵'
냉장제품이다.
멜론크림도 아니고, 멜론이 들어있다고 써놓았다.
그냥 멜론빵 이미지사진만 봤을 때는 파리바게트의 그것을 따라한 느낌이었는데 말이지.
멜론크림이 아니고 멜론자체가 들어있으면 상위호환인가?
씨유 '메론빵'의 영양성분표.
100g이다
크림에다가 멜론도 들어있고 비스킷도 감싸져있고 100g인데 열량은 낮은 편이다.
제조 및 판매원은 (주)푸듴아.
음.. 자주 접한 푸드코아구나.
햄버거 쪽..
그런데, 설명이 좀 많이 써져있는 줄 알았는데
죄다 원재료 및 함량이었다. ㅡ.ㅡ;
이렇게 많은 것들이 들어가??
그 와중에 냉동멜론 1.52%(멜론 100% 국내산)과 합성착향료(멜론향)을 큼지막하게 써놓았군.
두둥.
이것이 바로 씨유의 크림 가득 멜론빵의 비주얼이다.
살펴보면... 멜론빵답게 마름모꼴 격자무늬를 가지고 있고, 멜론 빛 비스킷으로 감싸져 있다.
크기는 일반적인 멜론빵과 거의 비슷한 크기지만 미세하게 야악간 더 큰 것 같기도.
허나 냉장제품인데다가 크림도 많이 들어있다보니 쿠키는 꽤나 촉촉해보인다. 바삭한 타입은 절대 아니지.
그리고 쿠키에 설탕은 묻어있지 않은 듯 하다. 습 때문에 안보이는건 아닌 것 같아.
밑면.
밑 색 괜찮다. 쿠키도 나름 잘 감싸져 있다.
반으로 갈라봤는데.
허어.. 크림 엄청 많이 들었네 ㅡ.ㅡ;
식물성크림으로 예상되는 하얀색 크림과, 멜론으로 추정되는 하는 망고색 크림같은게 보인다.
빵은 좀 퍼석해보인다.
크림은.. 냉장보관 후 꺼낸 직후라 조금 단단한 상태.
씨유의 '크림 가득 메론빵'
먹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크림..
크림 많이 들어있어.
그런데.. 음
느끼해.
크림 자체는 그리 달지 않다.
냉기를 먹은 크림 상태라 입에 들어가니까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이다.
허나 막상 녹고나면 살짝 미끌거리는 식물성크림의 특성이 느껴진다.
아무리 이런저런 첨가물들이 들어갔다고는 해도 냉장제품인지라 빵은 퍼석.
쿠키는 생각했던대로 촉촉...보다 찐득한 타입이었다.
손에 묻을 정도로 찐득거리는 상태.
그리고.. 멜론향이 난다.
멜론을 넣은데다가 쿠키 색도 멜론색이다보니, 먹자마자 멜론향이 나는건 당연한 사실. 합성착향료도 들어있고.
적과육 멜론은, 냉동멜론을 고대로 넣은 것 같지만
내가 먹기에는 그냥 적과육 멜론 '크림'같은 느낌이다.
식감은 커스터드크림 정도로 되직몽글.
적과육멜론크림을 많이 먹어봐서 이것 또한 크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건가?
빵에 들어간 적과육멜론을 먹은 경우는 한 번 정도 밖에 없는 것 같다. 일반멜론과육이 들어간 경우는 좀 더 자주 먹었지만서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요렇게 적과육 멜론이 많이 있는 부분을 최대한 잘 살펴봤다.
크림인 것 같지만.. 자세히 보니 크림+과육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아무리 집중하고 먹어도 과육식감은 없던데..
이제ㄲ지 먹었던, 빵에 들어간 일반멜론과육처럼 아삭거리는 걸 예상했는데 잘못된 거였나?
망고처럼 그냥 부드럽게 씹히는 멜론과육인가보다. 그런 부드러운 적과육멜론도 많으니까.
어쨌든, 빵이 퍽퍽하고 쿠키가 찐득하고 크림이 좀 느끼하긴 했으나.. 존재 자체에 의미가 있었던 멜론빵이었다.
다 먹고 나니 조금 늬길거리긴 하지만 이 제품에 부정적이진 않아. 멜론을 넣기도 했고.
CU의 '크림 가득 메론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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