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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보험업계와 의료업계의 실태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식코를 보았다.

영화를 찍은 이는 미국인으로, 영화의 내용은 미국의 의료계와 보험계의 부조리함을 유머러스하게 풍자,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영화는 보험이 없어서 직접 찢어진 상처를 꿰매는 한 미국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며 시작한다. 일단 첫 장면부터 나에겐 충격이었다. 세계 최강국이자 사회복지수준이 높다고 하는 미국에서 우리나라에서조차 보기 힘든 자체 치료라니. 맨 처음에 든 생각은 저 사람은 저런 큰 상처를 입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병원에 안가고 집에서 자기가 치료할까? 미국이 맞긴 한 걸까?’였다. 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치료비가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엄청나게 비쌌다. 보험이 없다면 단순한 치료조차 엄청나게 큰돈을 내야만 하는 것이다. 미국은 전 국민 건강보험이 되어있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개인적으로 보험을 들어야 한다. ‘국가의료보험체계가 전혀 잡혀있지 않은 것이다. 영화의 초반부에서는 미국이 어째서 국가의료보험체계가 안 잡혀 있는지를 여러 이유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일단 미국 시민이 개인적으로 보험에 가입을 해야 보험금을 지원 받아서 적은 돈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인데, 보험에 가입하는 기준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일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질병들에 걸려있지 않아야 하며, 키와 몸무게도 매우 중요시된다. 기준에 통과하여 보험에 가입한다고 해도, 보험회사의 보험고객에 대한 횡포도 진저리 칠 정도로 심하다. 여러 이유를 대며 보험금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고, 보험금을 지원해도 보험 가입 전에 있었던 매우 미미한 질병도 찾아내어 보험금을 다시 강탈해가는 경우가 많다. 보험회사에서는 해결사라고 부르는, 고객의 병적사항을 낱낱이 조사하여 보험금을 되받아오는 직업도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은 국가보험이 아니라 민간보험의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일까?민간보험회사의 로비와 의사들의 담합이 꽤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민간보험회사의 로비로 인해 국가 수뇌부조차 의료업계와 보험업계와 한통속이 되어 국민건강보험이라는 체계를 배척하게 된 것이다. 심지어 국가의료보험은 사회주의라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난 국가의료보험을 사회주의로 보는 것에 대해 매우 당황스러웠다. 하긴 생각해보면 사회주의의 이념과 상통하기는 하지만 의료보험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당연시 되어버린 미국의 사회가 씁쓸했다. 소수의 이익에 의해 복지가 잘 되어야 하는 큰 국가가 그렇게 국가의료보험이 아닌 민간보험체계로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의료체계가 부조리하게 될 수밖에 없는 바탕에 대해 설명하며 비난하는 것에서 출발하여, 영화 중반부부터는 다른 서방국가들과의 의료복지수준의 비교를 통하여 미국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미국 바로 옆에 있는 캐나다에서는 미국에서 돈이 없어서 수술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어와서 반불법적으로 의료혜택을 받는다. 그만큼 의료복지가 잘 되어있는 나라이다. 그 다음으로 언급된 것이 영국인데, 미국처럼 입원비가 없어서 병원에서 쫓겨나는 사람이 있기는커녕, 퇴원 후 교통비까지 받아가는 국민무료의료복지가 전통적으로 잘 되어있는 나라이다. 세 번째로 언급 된 프랑스도 사정은 캐나다와 영국과 비슷하다. 보험이 없는 환자에게는 파산할 정도로 의료비를 내야 하는 미국과는 달리 천국과 마찬가지인 나라이다. 영화의 제작자인 미국인이 각 세 나라에 가서, 그 나라 사람들과 의료혜택에 대하여 미국의 의료혜택을 기준으로 물어보는데 돌아오는 건 전부 어이없다는 대답과 비웃음뿐이었다. 미국인은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는 다시 한 번 미국의 의료체계의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한다. 미국에서 소방관, 경찰, 도서관 등은 국민 복지가 잘되어있는데 어째서 병원만 국민 복지를 사회주의로 보냐는 것이었다.

 

 난 미국을 가본 적이 없다. 물론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도 알지 못했다. 미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의 의료보험체계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미국 의료보험의 현주소를 알게 되었고, 영화를 보는 내내 자연스레 우리나라의 의료제도와 비교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전 국민이 큰 돈 안들이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왠지 모를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 최근 우리 정부에서 의료보험 민영화를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미국과 같은 상황이 된다면 지옥과 같을 거라는 생각뿐이다. 특히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병원이 자신들과 계약한 보험회사가 아니라고 다 죽어가는 사람을 문전박대하는 영화에서의 상황을 우리나라에서도 보게 될 것이다. 사람 목숨을 가지고 돈놀이를 하는 세상. 과연 그런 세상이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애드센스 평가를 위해 텍스트가 많은 글을 등록하는 작업 중으로, 몇년 전에 작성했기에 글 올리는 시점의 사회분위기와는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by 카멜리온 2014. 9. 12.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