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몇년 전부터 가고 싶었던 그곳.
빵공방 아키.
과자빵 몇종류만을 파는 인기있는 빵집이라고 한다.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드디어 가게 되었다!
그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있었기에,
오픈은 10시지만 나는 8시 50분쯤에 가게 앞에 도착했다.
빵공방 아키에 도착한 나는, 가게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남자 한명(첫번째 사진 등장ㅋ)만을 볼 수 있었다.
가게는 정말 작네.
그보다 더럽게 추웠던 날이었기에
몸을 바들바들 떨며 상가 안에서 노래나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9시 10분쯤 되자 어떤 아줌마 2명이 나타나서 가게 문 앞에 서있는 남자 뒤에 줄섬.
그걸보고
아 나도 줄서야 하겠군! 이라 생각하고 줄서서 가만히 멍때리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이 점점 많아짐. 줄이 점점 길어짐.
9시 50분쯤 되었을 때는 줄 서있는 인원이 20명가량 되었다. ㄷㄷㄷ
이렇게 추운 날, 게다가 월요일이었는데 이 정도일 줄이야..
오픈 십여분 전쯤 되니 빵이 진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망의 오픈.
두둥.
문이 열리자마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앞에서 4번째였기에 여유롭게 룰룰루 하면서
천천히 뭔 빵이 있나... 뭘 사면 되려나.. 구경을 하려는 찰나
뒤에서 달려드는 아줌마들의 몸통박치기에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었다;;;
뒤에 서있던 아줌마 아저씨들이 막 밀고 들어옴.
그리고....
빵이 12개씩? 들어있는 빵 진열바구니를 하나 두개 통째로 들고 가기 시작했다;;;;
허어.. 이런!
그래서 난 아줌마들이 들고가는 빵 진열바구니 속에서,
빵을 이것저것 보지도 않고 막 빼기 시작했다.
여유롭게 보려고 했던 내 자신이 참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다.
여긴 전쟁터였어.
수강신청만큼이나 치열한 그런 곳이었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빵을 이것저것 9개 집어넣은 바구니를 들고 줄서있었다.....
게다가 들어올 때는 4번째였는데 줄 서있는건 한 10번째여.
가게는 엄청 좁은데 인간 졸 많고 정신없어;;;
인간들 겁나 빠르고.
줄서있는 중에 본 전문사 자격.
음.
줄서있는 동안 주방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앙금은 시중에 유통되고있는 시판앙금을 사용한다는 건 이미 알고있던 정보.
열심히 단팥을 포앙하고 계시는 쉐프님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 곧 내 차례군.
앞에 있는 아저씨 아줌마들도 빵을 아주 잔뜩~~ 샀더라.
아저씨도 저기 비워져있는 타공팬 위에 빵이 한가득이었음.
아 참, 빵공방 아키는
빵을 10종류 정도 파는 듯 하다.
식빵도 팔고있고(아마도 한종류?)
빵은 전부 단과자빵인데,
단팥빵, 소보로빵, 완두앙금빵, 크림치즈빵, 코코넛크림치즈빵
이렇게 파는 것 같음.
그리고, 케이크는 예약주문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이렇게 아침에만 소보로빵, 완두앙금빵, 크림치즈빵, 코코넛크림치즈빵 등을 만들어내고,
그 이후로는 단팥빵만을 만들어 판다고 한다.
즉, 오픈시간에는 소보로, 완두앙금, 크림치즈, 코코넛크림치즈, 단팥빵 등을 구매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단팥빵만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이야기.
물론 그 단팥빵도 두번? 세번 정도만 구워서 나오기 때문에 수량은 적다고 한다.
내가 빵을 계산하고 나와서 찍은 가게 내부.
오픈하고 3분도 채 되지 않아서 탈탈탈 털린 가게.
빵공방 아키의 비닐쇼핑백.
공방이라는 말을 쓰는데다가.. 가게 로고에 일본어도 들어있다니. 독특하군.
내가 구매한건 소보로빵 3개와 단팥빵 3개와 크림치즈빵 1개와 코코넛크림치즈빵 2개.
그 중 단팥빵 1개와 코코넛크림치즈빵 1개는 오는 도중에 먹었기에 집에 도착하니 7개뿐이었다!
이번에 볼 녀석은 바로 요 소보로빵.
두둥.
오오
소보로빵.
빵공방 아키의 소보로는 어떤가 한번 보자.
일단 느낀건...
'와.. 소보로 겁나 두꺼워;;;'
빵 자체가 꽤나 묵직하다.
아무것도 안들어있는 보통 소보로가 이렇게 묵직하기는 힘든디.
소보로가 무지 두꺼우면서도 꽤나 고소해보인다.
밑면.
센스있는 빵장인이라면 소보로빵 밑바닥에도 소보로를 붙여주는건 기본이져.
밑면도 합격.
단면
기공이 조밀조밀
퍽퍽하지도, 부드럽지도 않을 것 같은 소보로빵 속결.
단면에서 볼 수 있는 소보로의 두께.
역시 소보로빵은 소보로가 맛있어서 먹는거니까...
소보로가 두꺼워야지! 암!
먹어봤다.
오...
살짝 습 먹은 다이제 오리지날 씹는 듯한 식감이 느껴진다. 아즉아즉.
그러면서 땅콩버터의 고소한 맛이 살짝 입안에서 퍼져나간다.
소보로부분은 역시 엄청 두꺼워서 바스러지는 식감이 기가 막혔고, 존재감이 대단했다!
'소보로는 이런거여 임마 ㅋ 어때?'
라고 말하듯이 자신을 열심히 어필했고, 뽐냈으며, 으스댔다.
빵 부분은 퍽퍽하진 않았고,
그렇다고 부드럽지도 않았다.
살짝 촉촉하고 쫄깃한 타입. 그러면서 조금은 부드러움.
어쨌든 이거... 괜찮네.
소보로빵다운 소보로빵임.
맛 자체는 매우 뛰어난 그런 맛은 아니고,
그냥 투박한 보통 소보로빵같은 맛이었는데
대신 노동 후 새참버프가 걸린 그런 맛의 소보로빵이었다.
예를 들면 부대에서 진지공사한답시고 5시간동안 삽질 조뺑이 치다가
맛스타 복숭아맛과 함께 먹는 보급으로 나온 소보로빵의 맛?
그럴 때 먹는 소보로빵은 진짜, 돈 720만원 빌려가서 2년 3개월동안 연락두절상태였던 친구에게
갑작스럽게 걸려온 전화를 무시하고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꿀!맛!이지.
어쨌든, 헛소리를 좀 지껄였는데, 결국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빵은 그 자체는 그냥 보통 맛임.
근데, 조금은 특별한 것 같기도 한, 기분탓이 강한 그런 맛.이라는 거.
아 나도 뭔소릴 하는지 모르겠다.
아랫부분에도 소보로가 냠냠.
가장자리쪽으로 가면
이렇게...
빵부분보다 소보로부분이 더 많아져버린다.
가격도 저렴했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 1200원정도?
괜찮았음.
아니,
사실 빵공방 아키 빵 중에서는 그나마 이 소보로빵이 괜찮았던 것 같다.
나머진...
따로 포스팅을 올리겠지만.... 내 입엔 맞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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