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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4일째. 다행히 오늘도 맑았다.
오늘은 조금 일찍 일어나서 이른 아침부터 삿포로역으로 갈 준비를 했다.
아침 7시 조금 지난 시간의 오도리공원. 호텔에서 오도리공원까지는 2블럭만 가면 되어서 금방 도착했다.
하루에 몇번을 보는지 모르겠는 삿포로 TV 타워는 오늘도 제 자리에 아무 말 없이 우뚝 서있었다.
삿포로역으로 가는 중에 들른 아카렝가 赤レンガ 일본 현청.
알고 간 건 아니고 구글 지도상에 연못같은게 있길래 가본 건데... 이런 건물이 있을 줄이야.
알고보니 삿포로에서도 유명한 건축물이었다.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침 산책 겸 구경중.
현청의 연못.
가다보니 까마귀가 죽어있었다.
까마귀 사체는 강원도에서도 못 봤는데...
그리고 도착한 삿포로역
아침 일찍 삿포로역에 온 이유는, 오늘은 후라노-비에이 지역을 구루구루버스같은 패키지로 가려고 예약해놨기 때문이다.
이것도 사실 홋카이도에 도착하고나서 예약하고 결제했는데, 지진때문인지 다행히 신청자가 많지 않아 취소되지 않고 바로 예약이 되었다.
사실 내 주 목적지는 후라노 富良野 의 라벤더바타케 ラベンダー畑 팜 도미타였는데,
여길 삿포로에서 혼자 가려하니 JR로도 시간이 꽤 걸리는 곳이었고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코스에 이 라벤더바타케 팜 도미타가 포함되어있는 여행패키지가 있었고(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이 라벤더바타케는 포함하고 있지만)
시간이랑 비용 모두 내가 혼자서 JR타고 라벤더바타케 하나 찍고 오는 것과 비슷하다보니 괜찮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라벤더바타케 한 곳 뿐이 아니라, 후라노와 비에이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 여러 곳을 들른다고 하길래 더 좋을 것 같았고.
헌데 이런 여행패키지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일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두근두근.
삿포로에서 8시 10분에 대형 버스 하나로 출발했는데 운전기사는 일본 분이셨고, 가이드는 한국 분이셨다.
탑승인원은 20명 정도로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한 명 혹은 두 명이서 온 경우가 가장 많았고, 4명이 온 팀도 하나 있었다.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그냥 좀 좋은 휴게소....
스나가와 하이웨이 오아시스라고 하는 곳이었다.
이름 그대로 스나가와 砂川라는 지역에 있는, 고속도로의 오아시스.
오타루에서 롯카테, 르타오와 함께 봤던 키타카로가 입점해있는 곳이다.
그런데 키타카로는 그닥...
멜론빵 파는 곳 발견. 홋카이도산 적육멜론 과육을 사용한 크림을 듬뿍 넣었다고.
그런데 아무리 봐도 멜론빵이 없는 것이었다.....
네임택을 보니 멜론빵이 원래 두 종류 있는 듯 했다. 크림 넣은 멜론빵과 말차멜론빵(크림) 이렇게 두 종류.
혹시 품절인가 싶어서 직원에게 물어보니까 주말에만 나온다고 하는데..... 의미없잖아 그럼.
키타카로에서는 오아시스점 한정으로만 파는 제품도 있었다.
먹어봤는데... 럼레즌 들어있는 파운드케이크. 그런 제품.
삿포로에서 스나가와 하이웨이 오아시스를 지나 열심히 달려 도착한 곳은 '후라노'였다.
내가 다른 여행사와 이 여행사를 비교하다가 결국 이 여행사를 고른 이유는...
이 후라노를 들른다는 것이 가장 컸다.
오늘 여행의 1차 목표는 후라노의 라벤더바타케 - 팜 도미타 - 멜론하우스였고,
2차 목표는 후라노역이 있는 후라노 시 였는데, 이 회사는 후라노 시에 들러서 점심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관광코스를 도는 시스템이었다.
후라노 시를 들렀다 간다고 하니 내게는 이보다 더 좋은 코스는 없지.
11시를 약간 넘겨 도착한 후라노 시는 정말 한적하고 조용한 동네였다. 그런데 확실히 여기가.. 좀 더 춥다??
후라노 마르셰
난 일단 후라노역 쪽으로 향했다.
텟판 오꼬노미야끼 마사야 鉄板お好み焼きまさ屋
후라노 시에서 어디 어디를 가볼 지는 미리 정해두었는데, 일단 식사를 할 곳은 이미 이 마사야로 결정한 상태.
다만 마사야 오픈 시간은 11시 30분인지라 아직은 오픈 준비중이었다.
아직 11시 20분 정도였기에 다른 목적지에 다녀오기로.
다만 여기에... 준비중이라는 말 밑에 '임시휴업'이라고 붙어있어서 좀 당황했다.
지진때문에 아예 휴업일 수도 있으니....
설마 오픈 준비중이 아니라 정말 오늘 아예 문 안여나??
싶어서 창문에서 기웃거리며 가게 내부를 들여다보니 다행히 불도 켜져있고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마사야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후라노역.
후라노 멜론, 후라노 멜론. 그렇게 많이 듣던, 일본에서 멜론으로 가장 유명한 지역인 후라노의 역.
드디어 도착.
그리고 후라노 시에서의 내 목적지 중 하나인 후라노 베이커리.
후라노 역 앞 쪽에 위치해있다.
FURANO BAKERY
내 생각과는 많이 다른 가게 외형이었다.
들어가봤는데, 빵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내가 목표로 했던 멜론빵은 팔고 있네.
것도 두 종류나 있었다.
기본 멜론빵과 초코칩 멜론빵.
모양이 좀 많이 안 좋아보이긴 하지만.... 구매.
후라노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 들고 다시 마사야로 돌아가는 길.
이 쪽은 비가 조금 내렸는지 바닥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정말 조용한 후라노...
지나가는 차 보기도 힘들다.
여기는 후라노에서 나름 유명한 가게인 유아독존이라는 곳인데, 가이드 형님 말로는 후라노 명물인 오므카레를 파는 곳 중 하나지만 오므카레 협회에는 등록되어있지 않다고 한다. 오므카레 협회에 소속되려면 필요한 조건 몇 가지가 있는데 여기는 '가격'이 1000엔을 넘어가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고.
허나 가게 이름처럼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수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인기도 많은 곳이라고.
내가 마사야에 다시 도착한 것은 11시 28분 정도.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직원이 나와서 오픈했다며 가게 안으로 안내해 주었다.
여기 가면 꼭 오꼬노미야끼 먹어야지! 라고 생각했었기에,
주문은 오꼬노미야끼-부따에비를 주문하고, 소바면도 추가했다.
마사야는 오므카레 협회에 소속된 후라노 시의 음식점 세 곳 중 하나이고, 실제로 텟판 오꼬노미야끼 뿐 아니라 오므카레로 유명한 곳인데 나는 순수하게 텟판 오꼬노미야끼를 먹으러 왔다.
오므라이스랑 카레를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카운터석에 앉아서 나.으.오.꼬.노.미.야.끼가 만들어지는 것을 구경.
소바면
소스 칙칙
그리고 완성되어 나온 부따에비오꼬노미야끼(Feat.소바멘)
음료는 우롱차로.
크으으으으으
크으으으으으응으ㅡㅇ으으으으으
그리고 오므카레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것도 구경.
텟판야끼 전문점답게 밥도 볶아서 준비한다.
오므카레 협회 소속 음식점만이 오므카레에 노란 깃발을 꽂아서 줄 수 있다던데
그건 사진을 못 찍었네.
직원 분이 깃발 꽂는거 뭔가 재미난 광경이던데. ㅎㅎ
아 아까 말하다 만 후라노 오므카레 협회에 소속되기 위한 조건을 한번 말해보자면,
우선 식재료는 후라노의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 전부 다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계란과 쌀은 반드시 후라노산이어야 한다고 들었다.
그리고 오므카레와 함께 후라노 우유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격이 1000엔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
저 조건들을 충족시키면 오므카레 정 중앙에 후라노 오므카레 협회 공인 노란 깃발을 꽂아서 제공할 수 있다고 한다.
왜 홋카이도는 스프카레가 유명하고.... 후라노는 오므카레가 유명한 것인지...
먹으려면야 먹을 수 있는데 별로 땡기지 않는 음식이 오므라이스하고 카레인데.....
그래도 오꼬노미야끼. 실패하지 않은 것 같다.
맛있었다.
어제는 노보리베츠 온천 갔을 때, 아지노다이오라는 라멘집에서 대표메뉴인 지옥라멘? 그걸 안 먹고 내가 먹고 싶은 쇼유라멘을 먹었다가 실패했는데...
여기는 대표메뉴인 오므카레를 시키지 않아도 괜찮네. 아 물론 가게 이름이 '철판 오꼬노미야끼 마사야'인 것처럼 오꼬노미야끼도 대표메뉴다.
다만 새우가.... 그냥 작은 칵테일 새우가 반죽 속에 몇개 들어있을 뿐이라 아쉽.
옛날에 유카리에서 먹은 에비 오꼬노미야끼는 대하같은 새우를 열심히 철판에 구워서 넣어줬었는데...
그리고 시치미가 없는 것도 아쉬웠다. 혹시 시치미 있냐고 물어보니 시치미는 없고 이치미는 있다며 주방에서 쓰던 이치미를 가져다줬는데....
뭐 이치미로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긴 했지만서도..... 나의 사랑 시치미가 없다니....
확실히 관광객이 없어서 그런지, 내가 천천히 다 먹고 나갈 때까지 손님은 한명 뿐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목적지인 후라노 마르셰 옆의 마트에서 발견한 멜론빵.
12시 10분경의 기온.
20도.
후라노 마르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하다가 빵집을 하나 발견했다.
그 빵집에서 팔던 멜론빵.
일반 멜론빵이라서 안 살까 하다가.... 후라노 우유와 후라노 밀을 사용했다고 해서 한번 구매해봤다.
다시 버스로 돌아갔는데 가이드 형님이랑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이야기 중에 안 사실인데 이번에 라벤더바타케는 가지 않는다고.
??????????
이제 라벤더가 다 져서 지금 라벤더바타케 가도 볼 것이 없기에 시키사이노오카로 간다는 것이었다.
라벤더바타케 안 간지 한 달 정도 되었다고...
허허. 패키지 설명에는 라벤더바타케 사진이 떡 하니 크게 붙어있고 5-9월은 라벤더바타케에 간다는 식으로 쓰여있어서 당연히 갈 줄 알았는데 전혀 생각치 못한 곳에서 변수가....
가이드 형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했지만 5분 늦어지는 것도 큰일일 수 있는 일본에서 코스에서 벗어나는 곳을 들른다는 것은 힘들다고 하셨다.
아쉽네.... 가장 큰 목표가 그거였는데.
이 패키지 신청한 이유의 80%가 그것때문이었는데.... 뭐.... 제대로 안 알아본 내 잘못이지. 라벤더가 언제 피는지도 좀 알아봐 둘 걸...
어쨌든 식사 후 본격적인 후라노-비에이 관광이 시작되었다.
첫번째로 간 곳은 바로 이 닝구르 테라스.
처음엔 별 관심이 없었지만 다른 여행사 코스에는 없던 곳이라 약간~은 관심이 생긴 곳.
뭐 요정이 사는 곳이라나? 그런 곳이었다.
음... 괜찮긴 한데
눈 쌓여있거나 밤에 와야 더 멋질 것 같은 곳이네 여긴.
이렇게 목조 오두막들이 15채 있는데,
각 오두막에는 디자이너라고 해야하나, 그런 분들이 각자의 작품들을 진열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악세사리도 있고 유리공예품도 있고 목조 제품들도 있고 석조 제품들도 있고 철로 만든 것들도 있고 천으로 만든 것들도 있고 그림도 있고
'이곳에 2세대의 닝구르가 살고 있으므로 큰 소리를 내지 말아주세요.'라는 부탁의 말도 쓰여있었다.
아 참고로 닝구르 테라스의 '닝구르'는... 숲속의 작은 요정 뭐 그런 뜻이라고 한다.
관광객이 없다보니 구경하기는 수월했다.
아 그런데 여기도 산 속이라 춥긴 추워.
17도 정도인 것 같은데.
오두막 내부는 사진촬영이 불가능했다.
열심히 찾아봤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난 '닝구르'를 보지 못하고 이 곳을 떠나야만 했다. ㅎㅎㅎ 참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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