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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시 위에는 스이타 시가 있다. 그 시에서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토요나카 시가 있다.

그 시에는 '어른 메론'이라는 특이한 멜론빵을 파는 곳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음..

내가 살고 있는 데서 자전거타고 내 속도로 1시간 10분정도만 가면 도착하겠군.

하지만 스마트폰이 아니라 언제나 헤맨다.

아 하지만 길치는 아님. 진짜 아님.

그냥 쪼끔 헤맬 뿐임.

아 근데 이번에도 1시간 반정도 걸렸음.

20분정도 헤맸음... 아 근데 길치는 아님. ㅇㅇ


정말 작게 '빵 공방 호노호노'라고 쓰여있다.

제대로 못보면 그대로 지나칠지도.


아니 뭐 근데 이 정도로 호노호노를 많이 써놨으니 못보고 지나칠 일은 없나?


7시 반 오픈

18시 반 안오픈.

일요일 휴일.

잘못 보면 보노보노.


입구인데.. 무슨 맨션 들어가는 바로 앞에 있다. 게다가 문도 맨션 문이랑 비슷하다. 구조도 맨션 비슷함.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 두 명이 가게를 관리하고 있었다.

좀 늦게가서 그런지 제품이 거의다 팔렸음..

빼놓은 빵 제품표를 힐끗 봤더니 원래는 30종 가까이 되는 빵을 파는 듯하다.

가게는 꽤 작았다.

전체 면적은 우라라카보다는 작았는데 키친이 좀 더 작았고, 진열대가 좀 더 큰 느낌?

하나씩 남아서 사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빵들.


그리고.. 저쪽 구석에는.. 음..

음?

저건?


드디어 찾았다!

어른메론빵!(大人メロン)

130엔.

흰색에 검정색의 조화다.

늦게가서 다 팔렸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남아있었다.

굿.


네. 그래서 사왔습니다.

'어른 메론'


쿠키는 흰색계열과 갈색계열의 그라이데이션.

빵은 완전 검정이.


쿠키는 무지하게 두껍다.

그리고 매우 달아 보인다.

빵은 검정색이지만 군데군데 빛나는 무언가가 오돌토돌 묻어서 굳어있다.


설탕이 묻어있진 않지만, 쿠키에서 녹아나온 듯한 설탕이 하얗게 보인다.

그래서그런지 대체적으로 매끈하게 광택이 난다.



뒤집어보니 뒤도 엄청난 블랙.

반을 갈라보았다.


브라우니 검다하고 어른메론아 웃지마라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이건 진짜 오징어먹물 3배정도로 농축한 색이다. 딱 그런 색임.


쿠키는 두껍고 빵은 시커멓고. 이 빵의 정체는 뭘까? 시식.


이.. 이건!!!!!

빵은 코코아 가루를 썼다.

근데 설탕은 안들어 간 것 같다.

전혀 달지 않다. 다만 코코아 향이 남.

초콜릿으로 따지자면 Bitter 초콜릿인듯.

근데

빵에서는 전혀 단 맛이 나지 않지만,

쿠키는 무지하게 달다.

진짜 달다.

내가 먹은 멜론빵 중 가장 단 쿠키라고 자부할 수 있음.

그리고 무지하게 단단하고 바삭하다.

아니 바삭도 아님. 와작임.


쿠키의 식감이 대단하다.

와작와작와작와작 완전 단단해.

이거.. 쿠키의 강도도 내가 본 멜론빵 중 1,2위를 다툴 정도임.


빵은 단 맛은 커녕 씁쓸한 맛이 남.

그렇다고 이상한 씁쓸한 맛은 아니고, 그.. 코코아매스의 씁쓸한 맛?

전혀 달지 않음.


문제의 쿠키는 무지 단단하고 무지 달고 무지 두껍고


근데 중요 한건, 이거 정말 엄청 맛있다는 거다.

어른 메론.

전혀 달지 않고 오히려 조금은 씁쓸한 맛의 부드러운 빵과, 완전 달고 딱딱한 쿠키의 조화가 엄청나게 좋다.

따로 먹으면 맛없지만 둘을 같이 먹게되면 정말 환상의 맛을 보여준다. 

빵 자체는 엄청나게 부드럽다거나 촉촉하다거나 그런건 없지만

버터향이나 계란향이 나는 것도 아니고, 딱 씁쓸한 비터초콜릿의 맛에 치중했고.

쿠키도 어중간한 단 맛이 아닌, 대놓고 단 맛에 치중했다.


근데 정말로.. 진짜 맛있었다.

이 조화는 대단하다. 컬쳐쇼크같은 맛이었다.

다 먹고나서도 눈 앞에 계속 어른거릴 정도로.

아아아...

'어른이라면 이 정도의 멜론빵을 먹어줘야 하는 것이다! 호호호호노호호호노호홓' 라는 느낌이었음.




by 카멜리온 2012. 2. 28. 0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