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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소에서 산 세가지 빵.
이번에는 앙버터 치아바타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수분이 많은 녀석이다보니 덧가루가 덕지덕지 매우 많이 묻어있는 치아바타.
두께도 괜찮고 모양은 직사각형 이쁜 모양.
안쪽에는 통째로 얇게 썰어낸 노란 버터와 수분이 좀 적어보이는 팥앙금이 들어있다.
단면샷.
칼로 서걱서걱 썰 때, 크러스트가 약간 두껍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단해!
질감도 그렇고 크러스트 두께도 그렇고 빵 전체적인 볼륨도 그렇고.. 스팀없이 굽는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
내상은, 크고 작은 기공이 보이고, 조금은 쫄깃해보인다.
얇다고 느낀 버터보다도.. 더 얇게 펴발라져있는 팥앙금이 눈에 띈다.
먹어봤는데....
음...
으음....
나와 아리 둘 다 동시에 먹었는데 둘 다 말이 없었다.
뭐부터 말해야 할까.
국내 빵집에 대해서는 가급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려 하고, 좋지못한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려고 하며,
누구나 다 기호와 입맛이 다르다는 것을 상기한 상태에서, 소인은 특히 달콤한 빵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아주십사하며,
한명의 소비자로서의 견해이며, 이것이 좋은 피드백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하자면,
이 빵은.
만든 지 2-3일 되서 포장이 안되어있다보니 수분이 좀 많이 날라간 퍼석퍼석한 그런 빵 같다.
브레드05처럼 완전 단단바삭하거나, 수분함량이 많은 치아바타로 만든 많은 앙버터들처럼 쫄깃쫄깃 촉촉하거나 한게 아니고,
겉은 칼이 잘 안들어갈 정도로 단단하되, 속은 촉촉-할 것 같지만 사실은 거의 수분이 안남아있어 질깃함이 조금 느껴질 뿐인 상황.
기공이.. 괜찮은 편이지만 개인적으론 수율이 높은 치아바타답게, 조금 더 기공이 뻥뻥 뚫려있으면 좋겠다. 윗부분이야 크고 작은 기공이 잘 보이지만, 아래쪽은 좀 눌려있는 것 같아.
이것이 뻑뻑한 식감을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발효 문제보다는 스팀문제가 더 큰 것 같다고 생각...
그리고 아무리 치아바타라고는 해도, 밀가루 맛이 너무 많이 났다.
빵 비율이 높은 편이라 이 밀가루 맛을 버터와 팥앙금이 잡아주질 못했다.
그런데 비단 치아바타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의 덧가루가 뿌려진 하드계 빵이 많은데, 어째서 이 제품만 밀가루 맛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지는 잘 모르겠네.
팥앙금은 직접 만드셨을 듯 한데, 당도를 낮춘 앙금인가보다.
그다지 달지않아 팥 특유의 맛이 잘 느껴져서 내게는 딱 좋았다.
허나 문제는 양..
이 앙버터의 컨셉은 거의 단 맛이 없는 앙버터! 이런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나한테는 안맞았다.
빵 자체도 단맛이 아예 안느껴지고, 무염버터에.. 저당 팥앙금 약간이라 빵 전체적으로 단 맛이 제로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치아바타에 설탕이 안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면 당연한거지만, 더 쫄깃하게 만들려고 감자가루를 넣는 빵집이 알게모르게 꽤 되는데,
그 감자가루에 설탕까지 추가해서 넣는 곳 또한 많다.
그렇게 함으로써 치아바타의 쫄깃함도 한층 강화시키고, 담백한 감자의 맛과 적게나마 들어간 설탕의 감미가 가미되어 치아바타의 맛 저변에 깔려서 최고의 맛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그런 치아바타들도 많이 접했다보니.. 거기에 내 입맛이 적응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밀가루 맛때문에 그런지, 조금 퍼석퍼석한 속결때문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단맛이 전혀 없는 이 치아바타는..
평소보다 내 입에 더 안맞았다...
내가 앙버터를 엄청 좋아하는 건 아닌지라, 많은 양의 앙버터를 먹어본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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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 안한 것 까지 포함해서 한 13-14개 정도 먹어봤는데, 하나같이 모두 맛있었다.
재료 조합면에서 봐도, 이제까지의 경험으로 봐도, 맛없을 수가 없는 조합. 그것이 앙버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허나 안타깝게도, 이번에 먹은 앙버터는 내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는 거리가 멀었던 제품이었다.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치아바타가 내 입에 안맞는다는 것과, 전체적인 조화가 내 타입이 아니었다는 것이 가장 컸다.
다음에 몽소에 재방문하면 다른 제품을 사먹어봐야겠다. 이런 저런 악재가 겹쳐 치아바타를 가장 잘 못만들었을 때 하필이면 내가 사버렸고, 그게 또 내 입에 안맞았을 가능성이 높다.
몽소의 거의 모든 빵들이 퀄리티도 좋고 맛있어보이고 제품 종류도 많아서 마음에 드는 빵집인데, 더욱 맛있는 제품 만들어서 숙대 주민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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