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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

 

페이스북이 뭔지도 몰랐고, 인스타그램같은 SNS는 있지도 않았던 시절,

 

멜론빵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기 위해서 나는 구글을 많이 뒤적거렸다.

 

수시로 멜론빵을 검색하며 최신글을 찾았고, 최근에는 어떤 제품이 나왔는지, 그리고 어디에 어떤 제품을 팔고 있는지를 검색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국내의 멜론빵 그리고 일반 빵집들에 대해서는 역시 네이버를 주로 이용했는데

 

그 시절에도 우연히 봤던 제품이

 

'고대빵'이라고 하는 브랜드.

 

고려대에서 판매하는 빵이라고 해서, 연세우유와 함께 먹으면 수일간 복통을 일으키다가 결국 설사에 이르고 만다는 전설템이다.

 

하지만 별로 큰 관심은 없었고, 그렇게 10년 정도가 흘렀다.

 

 

평소처럼 열심히 일하고 있던 어느 날, 가게 오픈 초부터 자주 찾아주시고, 많은 정보와 의견을 주신 단골 손님 한 분께서 빵을 2개 사다주셨다.

 

그것이 바로....

 

 

 

 

 

두둥

 

고대빵!

 

이것이 바로 고대빵

 

실제로 보는 것은 처음이다.

 

꿈에서도 고대하던 빵.....은 아니지만 여하튼 고대빵! 

 

고대도 근대도 아닌 현대에 만든 빵이지만 여하튼 고대빵!

 

 

두 종류의 고대빵인데, 가격은 저렴한 편이라고 하셨다. 2000원 정도?

 

 

 

이번에는 이 고대빵을 살펴볼 것이다.

 

빨간 고대빵.

 

참고로 고대빵은 KU BAKERY 라고 하는 고대 내에 있는 빵집에서만 판다고 한다. 쿠 베이커리... 이름 귀엽잖아.

 

 

보면... 캐릭터 빵인데, 빵 위에 쿠키가 올라가있어서 멜론빵이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보자마자 심히 감탄했다.

 

캐릭터 빵을 만들어 파는 곳이 적지는 않지만,

 

캐릭터빵이란 것이... 손이 정말 많이 가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져서 만드는 입장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빵이고,

 

생김새를 최대한 간략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제품인데, 이 고대빵은...

 

고려대의 마스코트인 호랑이를 형상화 한 것 같은데.... 무늬가 장난 아니야;;

 

이 빵을 하루에 몇 개씩 만드는 지 모르겠지만, 철판 하나에 보통 이 정도 사이즈의 빵은 12개까진 들어가므로

 

한 번에 12개 모두 이 얼굴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옥이 따로 없겠구나 싶다.

 

보통 이렇게 학교나 센터 등의 단체에서 만들어 파는 빵의 경우는 대량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지라

 

12개가 끝이 아닐 것 같고 잘하면 100개까지도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

 

.....내가 다 아찔해진다.

 

빵 1개의 무늬 + 이목구비 다 그리는데에 아무리 빨라도 7초는 걸릴 것 같은데 12개면.. 100개면...

 

오븐은 계속 켜져있고 오븐에 넣어야 하는 빵들은 계속 발효되고 있고 하다보니, 빵을 구워낼 때에는 정~~말 바쁜데, 그 상황에서 빵 1개에 추가적으로 7초의 시간을 뺏긴다는 것은 엄청난 것이긴 하다.

 

 

여하튼 그 이야기는 그만 넘어가기로 하고, 이 호랑이 고대빵에 대해 살펴보면,

 

빵은 홍국을 넣었는지 빨간 것이 특징이고, 입을 담당하고 있는 쿠키부분에는 설탕이 묻어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늬는 호랑이 특징을 잘 살려서 양 옆에는 三, 이마에는 主자가 그려져있다.

 

눈은 얼굴 살과 코 사이에 파묻혀서 잘 안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표정이 꽤나 귀엽게 잘 그려져있다.

 

 

 

 

아 그런데 방금 문득 떠오른 생각인데, 난 이거 당연히 호랑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사실 고양이인 것은 아니겠지??

 

 

밑면.

 

색이 그리 진하지 않아 딱 좋다.

 

그런데 빵 반죽이 좀 되었던 건지, 아니면 포장이 안 된 상태로 오래 방치되었는지, 아니면 저온에서 오래 구운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색에 비해서는 겉으로 보이는 빵의 수분율이 그리 높아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귀가 좀 작아보인다.

 

귀를 담당하는 빵 반죽 양이 좀 적었던 듯.

 

 

그리고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입을 담당하고 있는 쿠키부분이, 빵 위에 살짝 올린 것이 아니라 아래쪽을 약간 감싸고 있다는 것.

 

발효 중에 흘러내렸을 수도 있지만, 저렇게 빵 밑에까지 들어간 걸 보면 살짝 감싼 것이 맞는 것 같다.

 

 

호랑이를 반으로 갈라보았다.

 

당연히 비닐포장되어있었다보니 쿠키는 부드러운 상태. 설탕이 묻어있던 것도 아니니 더더욱 부드러운 상태였다.

 

 

단면

 

빵도 빨간데 속에는... 더 빨간 뭔가가 들어있어!

 

쿠키는 생각보다 두꺼웠다.

 

빵 속결은 그래도 괜찮은 편. 살짝 발효가 과한 느낌은 있지만 내 기준에선 과발효는 아니라고 생각.

 

 

 

 

저 빨간 것이 무엇일까....??

 

 

먹어보았는데

 

어...

 

음...

 

속에 들어있는 것은 딸기 크림같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딸기 레진을 넣고 저렴한 커스터드믹스를 사용한 그런 크림같다...

 

매우 인공적이고 화학적인 맛이 나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많이.....

 

그리고 속에 딸기크림이 들어있다는 것은,

 

이 빵도 홍국을 넣은 것이 아니고 딸기레진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빵 겉면 크러스트에서는 딸기향이 나진 않았지만

 

크림때문인지는 몰라도 속결에서는 인공적인 딸기향이 아주 살짝 느껴졌다.

 

 

 

 

빵은 생각보다 씹는 식감이 있었고, 촉촉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퍼석하지도 않았다.

 

내부에 촉촉한 크림이 있다보니 퍼석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그리고 또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위의 쿠키 부분에서는 미묘하게 땅콩맛이 난다는 것이었다.

 

땅콩버터를 사용하는 소보로처럼 쿠키를 만든 듯 하다.

 

물론 일반적인 소보로보다는 땅콩맛이 덜 한데, 그래도 쿠키 자체는 꽤 괜찮았다.

 

상기한대로 빵이 비닐포장 되어있었다보니, 쿠키가 부드러운 식감이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호랑이 빵 중에서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저 쿠키 부분뿐.

 

흑흑

 

차라리 딸기 크림치즈가 들어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이 정도 크기와 이 정도 재료와 이 정도의 생산성(모양을 내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독창성, 희소성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일반 가게에서는 이 가격으로는 팔기 힘들 듯 하다.

 

대학교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라 생각보다 많이 저렴한 것 같다. 일반 가게에서는 1.5배는 더 받아야 마진이 남을 수준.

 

일본도 대학교, 학원 등을 비롯하여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빵을 팔고 있는 곳이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대단한 곳이 있다고 자랑할 수 있을 빵이긴 하다.

 

얌마! 우리나라 고려대에는 빵을 파는데 이런 빵을 팔아!

 

라고. 물론 고대말고 다른 학교들도 팔겠지만 일단 내가 직접 먹어본 것은 고대빵이니.... ㅎㅎ

 

KU bakey에서 파는 호랑이 모양 멜론빵, 고대빵 호랑이빵이었다.

 

 

 

 

 

다음에는 연세우유도 준비해서 같이 먹어봐야겠다.

 

by 카멜리온 2019. 11. 11.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