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홋카이도 삿포로 北海道 札幌 시에 있는 빵집, 코론 CORON
오전 일찍 들른 코론에서 빵들을 구경하다가 멜론빵과 토카치 앙버터를 구매한 뒤에 노보리베츠로 향했다.
그렇게 노보리베츠 구경하던 나는 오유누마 온천 호수에서 당을 보충하기 위하여 부스럭부스럭 봉지를 뒤적여서 코론의 멜론빵을 꺼내 들었다.
코론의 멜론빵 コロン メロンパン 세금포함 154엔
크기는 매우 작은 편이다. 이 정도면... 55-65g 정도 나올 것 같아.
헌데 모양은 단정하고 이뻤다.
난 이렇게 정성들여 이쁘게 만든 멜론빵이 좋아. 물론 발효를 적게 해서 크기가 작은 멜론빵일 수록 이런 단정하고 균일한 외관이 나오기는 쉽지만, 아무리 그래도 완벽히 이쁘게 만드는 데에는 정성과 노력이 들어갈 수 밖에 없지.
딱 봐도 코론의 제품들은 대충 만드는 느낌이 아닌, 정성들여서 만들어 제품들이 균일한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쨌든 코론의 멜론빵을 살펴보면, 쿠키에는 설탕이 묻어있어서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는 그라뉴당으로 보였고, 쿠키는 일반적인 쿠키 색. 다만 진하게 구워졌다거나 찢어진 부분이 생겼다거나 하는 것 없이 깔끔한 형태다.
쿠키에는 특별한 무늬는 없으며 꽤 바삭해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특별한 장치는 없어보이고, 무게로 추정하자면 속에는 크림이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밑면
밑 색은 내 기준으로는 조금 진하게 구워졌지만 그래도 전혀 문제 없는 수준.
오히려 둥근 원형과 깔끔한 바닥면이 날 설레게 한다.
바로 한 입 베어먹어봤는데
오...
작고 평범한 멜론빵이라고 생각했는데...
먹자마자 이 제품의 깊이를 알 수 있었다.
쿠키는 매우 파삭파삭. '메론빵의 쿠키란 이런 것이다'라는 걸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듯한 모양새다.
그러면서 빵 부분은 폭신하면서도 부드럽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리고 빵 크기가 작다보니 밀도가 높아보이지만
뻑뻑하다거나 퍽퍽한 식감은 전혀 없고, 부드럽고 폭신함 그 자체. 물론 '완~~전 폭신폭신 부드러워!' 그런 식감은 아니다.
그런 식감은 과발효에 가까울 정도까지 발효시키거나, 빵 반죽 자체가 힘이 부족하거나 하는 경우 등에 느낄 수 있는데, 이 제품은 저발효도 과발효도 아닌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을 보여준다.
큰 기공 하나 없이 균일한 기공도 만족스럽다.
좋은 재료로 정성스레 만들었다는 것이 첫 입에서조차 전해져 오네... 대단해.
만족스러워서 한 컷.
조금 더 먹어봤는데
아 정말.. 쿠키랑 빵 모두 만족스럽다.
단순한 빵인데도 어떻게 이런 맛과 식감을 만들어냈을까.
여태껏 내가 먹어 본 심플한 기본 멜론빵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무조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다.
사실, 세 손가락에 들어갈 정도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허기짐 + 관광지에서 먹음'이라는 상황이기에 다섯 손가락 정도의 레벨로 조정.
물론 맛 없는 것은 저런 좋은 상황, 좋은 조건 속에서 먹어도 맛없지만서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일부러 식감을 먼저 말하고 맛을 이제야 말하는데,
이 제품은 하나의 장치가 있었다.
바로 오렌지필과 레몬필을 사용해서 상큼한 맛이 난다는 것.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알 수 없지만, 먹어보면.... 없는 듯 하면서도 가끔씩 팍 오는 그 상큼함이 대단했다.
쿠키에 사용된 것 같은데, 정말 겉으로 보기에는 알 수 없다.
오렌지필과 레몬필이라고 말했지만 커다란 입자의 오렌지필, 레몬필이 아닌,
오렌지 껍질과 레몬 껍질을 제스터로 긁어서 넣은 것 같다. 그래서 눈으로는 안 보이고 혀로만 확인할 수 있는 듯.
여하튼 오렌지와 레몬껍질이 들어있어서 단순한 쿠키 맛이 아닌, 지나친 신 맛은 나지 않되 상큼하고 고소한 쿠키 맛을 보여주고 있었다.
외관도 만족스럽고, 맛과 식감 모두 엄청난 제품.
이제까지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멜론빵 쿠키에 레몬을 사용하는 경우가 은근 되는데... 웬만치 다 괜찮게 먹었다.
기본적으로 달콤한 제품에 넣는 새콤한 맛은 카쿠시아지로서의 역할을 해서 그 정도가 지나치지 않으면 엄청난 효과를 보기에...
레몬을 넣는 마들렌도 그렇고... 초코와 후랑보와즈의 조합도 그렇고....
먹어서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아까울 정도의 멜론빵이었다.
일본이라고 해도, 마가린 쇼트닝만 쓰고 과발효되든 찢어지든 모양 신경 안쓰고 마구잡이로 뽑아내는 멜론빵들도 있고, 이렇게 정성들여 좋은 재료로 하나하나 이쁘게 만드는 멜론빵들도 있는데
그 맛과 식감의 차이는 확연하게 크다. 정성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고 제품이 말해주는 것이다.
만약....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같은... 누군가는 알아주고 감동하는 것이고.
심플한 기본 멜론빵을 외관과 맛, 식감 모두 괜찮게, 정성스레 잘 만드는 곳이 적지는 않다.
딱 1년 전쯤인 2017년 9월에 갔던 후쿠오카에서도 '후루후루 텐진 빵공장'의 멜론빵이 괜찮았고.. 엄청나게 뽑아내는 곳이지만 르 비앙이나 동크, 호쿠오의 멜론빵들도 괜찮고... 나고야의 '포포'도 인상적이었고...
헌데 오늘 이후로는 '코론의 멜론빵 역시 대단했다' 라는 사실을 계속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작지만 맛과 식감, 비주얼, 그리고 장치까지 모두 완벽했던 멜론빵.
코론의 メロンパン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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