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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정리하다가 오사카 가이드북 일어판을 발견했다.

전 주인이 사고나서 놓고간 것 같은데

좋은거 득템.

책이 총 두권이었는데, 이것저것 맛집도 많이 나와있었다.

그런데 우리집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쇼텡카이(쇼텡가이(상점가)가 아니라 쇼텡카이(상점회))에 있는 베이커리가

조금 유명하게 나와있길래 한번 찾아가봤다.

도착했는데 정말 작은 빵집이었다.

이름은 You 1 베이커리(유-완베이커리)




기대는 안하고 들어갔다.

내가 이제까지 둘러본 베이커리에서 특이한 멜론빵을 파는 곳은 25%조차 되지 않았었으니까.

허나.. 들어서자마자 한쪽에 보이는 저것은!!

 


멜론빵!!

뭔진 몰라도 여러종류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3종류.

'메론빵' '초코칩메론빵' '홍차메론빵'

뭐.. '메론빵'과 '초코칩메론빵'은 특이한게 아니니까 제껴두고, 나머지 하나.

녹차멜론빵이나 말차멜론빵은 여러번 봐왔지만, 홍차멜론빵이라니..

겉보기에는 매우 평범해보이는 멜론빵.

당연히 그냥 멜론빵에 홍차만 좀 넣었을 뿐이니 그렇겠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그냥 사기로 했다. 115엔.

이렇게 작은 빵집에서 멜론빵을 세종류나 팔고있다니 착하군.

(여담이지만 이 주위에 있는 빵집 두군데도 들렀는데, 각각 멜론빵을 두 종류 정도씩 팔긴 했지만 크게 특이한 멜론빵은 없기에 패스.)


외관은 이러하다.

보통 멜론빵. 크기는 그리 큰 편은 아니고, 그렇다고 작지도 않다.

무게는 가벼우며 홍차향이 강렬하다.


쿠키생지는 매우 바삭해보였고, 설탕도 골고루 잘 묻어있었다.

반으로 갈라보았다.


가르자마자 홍차향이 확 나면서, 단면에는 검은 반점들이 많이 보였다.

곱게 간 홍차잎 우려낸 물을 체에 치지 않고 그대로 넣었구나. 아니면 홍차를 우려냈고 체쳐서 넣긴 했지만 작은 입자는 그대로 들어갔든지.

 

내상 색이 살짝 거무튀튀한 건 홍차잎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지만 홍차잎 우려낸 물을 사용해서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빵은 질기지 않았고, 촉촉하지도 않았다. 사알짝 볼륨이 부족한 것으로 보아 발효를 조금 더 시킨 것 같은데 그래서인지 더 폭신 부드러운 상태의 빵.

시식.


와...

내가 지금 뭘 먹고 있는 거지???

난 분명 빵을 먹었는데 뇌에서는 '너는 왜 빵은 안먹고 로얄 밀크티를 잡수고 계시나요'라고 딴지건다.

분명 난 빵을 먹었다고..!

진짜야. 난 빵을 먹었어..

근데.. 근데.. 내  입 속에서 번데기가 12시간동안 우화하듯 천천히 퍼지는 이 로이야루 미루쿠티의 황홀하고 기품있는 향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마치 날씨좋은 초봄 일요일 오후 1시 26분.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을 지긋이 바라보며 따스한 햇살을 쐬면서 

잔디 정원에 놓여있는 목제 의자에 앉아 무릎 위에서 웅크린채 자고 있는 코숏 고양이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다른 한 손으로 55.5℃의 로얄 밀크티가 들어있는 찻잔을 들고 여유롭게 마시고 있는듯한 매우 high한 기분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접한 로얄 밀크티.

이건 진리임. 수능 공부하면서 이거랑 핫초코 미떼가 최강이었지.


이 홍차 멜론빵의 선택은 성공한 것 같다.

솔직히 홍차라고 해서 전혀 안어울릴 줄 알았는데, 로얄밀크티가 통째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빵 자체도 부드럽고, 입에서 살살 녹았다.

비스켓생지도 두께는 조금 얇았지만 바삭바삭했고, 쿠키의 단맛은 조금 달달한 편이었으나 밀크티 느낌 나니까 조금 달았던게 더 잘 어울렸다고 느꼈다.

by 카멜리온 2011. 11. 30. 0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