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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일할 때나 펜을 쓰지 그 외에는 주로 샤프를 사용한다.

그래서 필통도 항상 간략하게 요렇게만 가지고 다닌다.



요래뵈도 20년 넘은 필통 ㅡㅡ;



어쨌든 난 형광펜은... 글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산 적도 없고.

어쩌다 주운거있으면 쓰고 하는 정도?

근데 며칠 전부터 형광펜이 매우 필요함을 느꼈다. 절실히 느꼈다.

보통은 샤프로 밑줄을 긋는데 워낙 그을게 많아서 중요도를 알 수가 없어;;;

그래서 예상문제에 대한 답안 좀 써서 출력하러 동방에 갔다가 혹시 남는 형광펜 없나 찾아봤는데...

없었다.

터덜터덜 뽑은 프린트보면서 공부하러 돌아가고 있는데..

밤늦은 시간에 어두컴컴한 곳에서 나보다 어려보이는 여자 한명이 말을 건넸다.


- 안녕하세요~~ 교회에서 나왔는데요. 혹시 바쁘세요?


음... 교회에서 나온걸 바로 말하는데다가 바쁘냐고 물어보는걸보니... 아직 전도초보인것 같다.

시험기간이라서 이미 다른 학생들에게 많이 털린, 그런 경험치누적에 의한 발언일 가능성도 크지만.

실제로 바쁘기도했다보니
아 네 낼 시험이라 바빠여 수고하세여
하고 내 갈길 그대로 가고있는데

옆에 따라붙더니

쭈뼛쭈뼛하며 뭘 건네는 것이었다.


- 이..이거 가져가세요.


티슈 아니면 사탕이겠거니 하고서 일단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들었는데...

그것은 티슈는 아니었고, 사탕이라 하기엔 좀 많이 컸다.

어두운 곳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색상과 손으로 느껴지는 전체적인 질감과 크기 및 두께.

이.. 이 두께와 색상은... 설마....



밝은 곳으로 와서 그녀에게 받은 걸 살펴봤는데.. 나는 실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그랬다.

이미 다들 예상했겠지만 그것은...








그녀를 다시 만난다면 빵을 대접하고 싶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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