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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일학년이 끝나고 입대전까지 피자헛알바를 했었다.

근데... 손목을 너무 무리하게 많이 써서 오른손에 건초염이 발병했다.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긴걸 건초염이라고 함.

근데 이게 엄청 심해져서...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여도 손목쪽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그 어떤 파스를 붙여도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차도 없이 입대를 하게 되었고,

입대전 2주

입대후 훈련소 한달

후반기교육 한달

두달하고도 2주내내 손목에 파스를 붙이고 살았는데 오히려 점점 심해졌다.

훈련받을 때 정말 힘들었다. 자꾸 손을 쓰게 되니까 통증도 심해지고, 밤에는 통증때문에 못자는 날도 있었다.

근데,

후반기교육을 마치고 자대배치전에 부모님과 면회를 가질 수 있었는데

그 때 어머니께서 사다주신 파스가 바로 요 다나펜.

처음보는거였는데 사다주신 거니까 그냥 붙여봤다.

오오오 후끈후끈

장난아닌데??

왠지 좋은거 같아서 다나펜을 일주일 쉬지않고 하루에 1회씩 갈아줘가며 손목에 붙였는데

정말.

레알.

거짓멀같이 건초염이 싹 나았다.

자대배치받고나서 일주일만에!!

그 어떤 파스를 붙여도 안낫던게.. ㄷㄷㄷㄷㄷ

 

어머니께서 아들을 위해 엄청 좋은 파스를 구해 오신듯.

 

감동 감동..

 

덕분에 나는 무사히 군생활을 마칠 수 있었다. ㅎㅎㅎ

 




근데 최근에 일을 무리하게 해서 올해 3월초부터 몇년만에 건초염이 도져서

 

볼타렌도 발라보고 이런저런 파스를 붙여봤는데

점점 더 통증만 심해질뿐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에는 왼손 오른손 양쪽 모두!

 

그러자 머리 한구석에서 슬금슬금 떠오르는 그 파스.

 

그래서 본가 갔을 때 어머니께 여쭤봤다.

 

그 때 그 파스 어디서 샀었는지를. 이름도 기억 안나는 그 파스.

 

 

'어머니, 그 때 있잖아요. 군대에서 저 주려고 사오신 파스. 그거 어디서 산건지 기억하세요?'

 

어머니께서 주방에서 검은콩을 조리다가 내 얼굴을 살짝 응시한 후 말씀하셨다.

 

'걍 트레이더스 가서 산건디?'

 

 

...

 

난 이제까지 나를 위해서 엄청 좋다는 파스를 구해서 가져오신 줄 알았는데

 

그냥 집 바로 옆에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들어서있는 약국에서 사들고 오신거였다.

 

 

그 때가 거의 7-8년 전인데, 트레이더스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약국이 그 약국 그대로인지도 모르겠고,

 

그 약국 그대로라고 해도, 아직도 그 제약회사 파스를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으로썬 트레이더스 약국에 가서 확인하는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이사했기에 좀 멀리 떨어져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에 가서 약국에 들어서서 말했다.

 

 

'파스 여기 있는거 전부 좀 보여주실 수 있나요?  제가 찾는 파스를 여기서 팔았었거든요. 이름은 모르구요.'

 

'아~~ 파스가 좀 많은데. 어떻게 생긴거죠? 큰거? 작은거?'

 

'기억은 잘 안나는데 직사각형이었고 그리 크진 않았어요.'

 

'어디다 붙이시게요?'

 

'그.. 제가 예전에 건초염 걸렸었는데 그 파스 붙여서 나았거든요. 7-8년 전이긴 한데 여기서 구매했었어요.

 

지금 또 손목에 건초염 걸려서.. 붙이려구요.'

 

 

약국아저씨의 표정이 미묘하게 살짝 변하는걸 느꼈다.

 

 

'파스만으로 나을리가 없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아저씨는 몸을 숙여서 테이블 아래쪽을 뒤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일어서더니 파스 두세종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 펼쳐보였다.

 

 

'어때요?'

 

 

내가 찾는건 없었다. 이름 뿐 아니라 파스 봉지조차도 기억이 안나는데, 보고서 과연 내가 알아챌 수 있을까.

 

봉지 디자인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니, 7-8년 전이니까 바뀌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음.. 얘넨 아닌 것 같은데.. 다른건 없나요?'

 

 

아저씨는 꺼내보인 파스 세네개를 말없이 집어넣고 다른 파스 두종류를 양손으로 꺼내서 테이블 위에 올렸다.

 

어?

 

뭔가 익숙한 이름인데..

 

다나펜...

 

디자인은 분명 바뀌었지만! 왠지 이거 맞는거 같아!!

 

 

'아..아저씨. 이거 같아요. 이거. 이거 주세요. 3개, 아니 4개 주세요.'

 

 

6장 들이인데 3000원.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었지만 건초염이 나을거라는 기대감을 품고 일단 구매했다.

 

예전에도 이거 절반씩 잘라썼으니까 4개면 일단 한달 정도는 쓸 수 있으리라.

 

왼손은 아직 통증이 덜하니까 기존에 잔뜩 사두었던 이런저런 파스를 쓰고, 오른손에 다나펜을 집중적으로 붙이면 되겠지.

 

아저씨는 건초염때문에 고생한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측은해진건지 어떤건진 모르겠지만 12000원이 아니라 10000원에 주셨다.

 

 

그리고 현재...

 

다나펜을 붙이기 시작한지 2주가 다되어가지만

 

통증완화만 해줄 뿐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조금씩 더 심해지는 것 같다.

 

하긴 계속 무리해서 손목을 쓸 수 밖에 없으니...

 

깜빡하고 너무 피곤해서 파스 붙이는걸 까먹고 잔 날이 하루 있었는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양손 모두 쓸 수가 없을 정도였다. 진짜 드럽게 아프더라.

 

소염이 되지않고 진통효과만 되는 듯... 통증완화만으로 간신히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다나펜.. 분명 이거 맞는데, 이상하게.. 예전보다도 뜨거운 느낌이 덜한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빨리 건초염이 나았으면 좋겠다.

 

지금은 똥닦는것도 힘들만큼 아파. 왼손으로 닦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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