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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군의 열두 달. 인간과 환경 강의를 들으면서 계속 들어왔던, 알도 레오폴드의 저서이자, 20세기 이후의 생태주의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바로 그 책을 손에 든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보았다. 한번 펼치자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고, 4시간이 지나서야 다 읽고 뒷 표지를 볼 수 있었다. 이미 어느 정도 이 책에 대한 정보를 강의를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정보들을 지속적으로 떠올리며 책을 읽었다.

 일단 읽고 느낀 점은 한 편의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모래 군을 포함하여 저자가 자연에서 겪었던 일. 특히 조류와 들짐승, 식물, 그리고 자연 그 자체에 대한 각각의 에피소드와 설명은 그것들의 장면, 그리고 그것들에 대한 저자의 관심과 생각을 아주 잘 전달해 주었다. 지나치게 화려하진 않은, 적절한 비유와 구체적인 묘사의 문체가 책을 읽는데 한층 몰입감을 더해주었고, 머릿속에서 상황에 대한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크나큰 도움을 주었다. 멧도요의 천무, 메추라기의 합창, 목도리뇌조의 발동기소리, 참나무와 소나무와 미루나무, 박새 65290 등등.. 자연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상상이상으로 자세하였고, 단편적으로 보여도 사실 서로 연관성이 있었다. 물론 중간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많았지만, 자신이 겪고, 생각한 것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고자 하는 알도 레오폴드의 생각이 전해질 정도였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알도 레오폴드는 단순히 자신이 겪은 자연에서의 일들을 쓰는 것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면 단순히 재미있는 자연 속에서의 이야기로 볼 수 있겠으나, 사실은 이러한 이야기들의 밑바탕에는 자연에 대한 그의 관점이 깔려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가 써낸 것은 단순히 느끼고 겪은 자연이야기가 아닌, ‘자연 속에서 지내는 자연구성원이 주위의 것들을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가 자연에서 생활해오면서 얻은 교훈과 자연이 진보된 문명으로 점차 파괴되어가는 것들에 대한 비판을 함께 써놓은 것이다. 자연 속에서 그 구성원 뿐 만 아니라 토지에도 관심을 보이는 그의 생각에 큰 감명을 받았다. 이러한 저자의 생각은 제 3귀결부분에 잘 정리되어 있었는데, 조금 내용이 철학적인 부분이 있는 것도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곳도 있긴 하나, 저자의 생태주의관점과 그와 더불어 그 유명한 토지윤리에 대한 내용도 나와 있어서 관심 있게 읽어 보게 되었다. 전체적인 느낌이라면, 현대 토지에 대한 이용과 관점 등에 대한 알도 레오폴드의 아쉬움, 답답함, 생각의 전환 촉구 등의 절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된다, 한창 잘못되었다, 이런 느낌이 강하다고 할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알도 레오폴드가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이 책의 편찬 목적은 본래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한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수필이지만 논문의 느낌이 나는, 결코 수필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운 그런 책인 것 같다. 하나 확실한 것은, 자연은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자, 우리는 그러한 자연을 개발하고 파괴할 권리 따윈 전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늑대와 사슴의 관계, 야생 송어와 야생 퓨마 등 야생동물의 멸종, 원생지대에 대한 것 등 인간이 자연에 끼치는 영향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매우 지대하다. 물론 그것들 대부분은 나쁜 쪽의 영향이었다. 중요한 것은 인간이 자연에 끼친 그러한 나쁜 영향은 어떤 결과로든 간에 결국 인간에게 좋지 못하게 돌아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인간과 토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그 유명한 토지윤리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아직 머릿 속에서 그의 수려한 문체로 인한 이미지들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깊게 감명받은 그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는 더 높은 생활수준을 위해 자연의, 야생의 그리고 자유로운 것들을 희생시켜도 되는가. 우리에게는 텔레비전보다 기러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고귀하며, 할미꽃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언론의 자유만큼이나 소중한 권리이다.’라는. 이 책이 왜 생태학자들에게 있어서 절대적인 바이블이 되었는지 단 한번만 읽어봐도 알 수 있었다.

 

 

*애드센스 평가를 위해 텍스트가 많은 글을 등록하는 작업 중으로, 몇년 전에 작성했기에 글 올리는 시점의 사회분위기와는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by 카멜리온 2014. 9. 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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